낚시꾼의 일상생활

벼르고 벼르던 대구낚시를 갔는데...(부제: 들어나봤나 상어 가라아게)

뉴욕낚시꾼 2023. 5. 9. 21:00

그간 날씨가 너무 추워서 + 일에 지쳐서라는 핑계로 그간 미뤄온 올해의 첫낚시를 나갔다 (대구에 간건아님). 이동네의 대구낚시는 지금이 시즌이고 곧 대구들이 다른곳으로 이동하기때문에 이때를 놓치면 다음해까지 기다려야한다.

낚시배는 우리집에서 남쪽으로 45분 떨어진 존스비치의 outlook point 이라는 곳의 항구에서 나간다. 체크인 아침 5시10분, 출항 5시30분. 귀항 오후 6시. 좀 빡센 일정이긴 하지만 낚시질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한다. 4시15분에 7-11에서 크림치즈 베이글하고 버터빵, 커피, 얼음을 사고 항구로 달려갔다.

출항직전 배가 고파서 새벽에 부랴부랴 만들어온 오니기리를 먹었다. 삼각김밥이 아니라 원형김밥이네. 특대형 2배 사이즈. 안에는 닭곰탕에 들어가는 닭무침과 마요네즈.

 

 

하도 배가 고파서 우걱우걱 먹다가 목이 멕혀서 사망할뻔했다. ㅋ

 

 

 

저멀리 동쪽에서 동이 터온다.

 

 

 

씐나게 달려.

 

 

mang mang big sea...

모닝맥주는 축복이다.

 

 

 

포인트까지 거의 3시간을 달렸다.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다 선실에 돌아오니 요금을 걷고있다.

어, 왜 나만 건너뛰네...?

저기~ 저 건너뛰셨음요... 하고 자수하는게 좋을까?

그냥 모른척하다가 나중에 들켜서 수장 당하는거 아니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에 빠졌다.

눈을 뜨니까 무섭게 생긴 선원형님이 돈을 걷어갔다. 휴...

 

 

 

포인트에 도착해서 낚시개시. 묵직한게 걸렸다.

낑낑거리고 올리니까 오 노... ㅠㅠ

 

 

Dogfish라고하는 상어가 걸렸다. 낚시꾼들이 미워하는 어종이다. 일단 미국사람들은 안먹는 어종인데다가 무거워서 줄끊어먹고 채비끊어먹고 무거워서 끌어올리는것도 큰일이다.

저쪽으로 턴 하나싶더니

 

 

헉... 이게 갑자기 방향을 바꿔!!

 

 

식겁...

 

이빨이 면도날이라 물리면 삭둑이다.

 

 

이 상어는 대구와 같은 수심과 서식지에 살기때문에 이게 많으면 대구들이 다 멀리 도망간다.

느낌이 쌔... 하더니 결국 대구는 한마리도 못낚았다. 내가 이렇때도 있네...

상어만 열댓마리 낚았다. 다들 버리길레 나도 버렸다가 두마리만 가져왔다.

크기는 길이 약70센티, 굵기는 윗팔뜩 정도 (갑자기 한국말이 생각 안난다) 다리로 치면 허벅지.

상어가 너무 많아서 극성이면 배를 다른곳으로 옮긴다. 중간에 간식타임. Poppy seed (양귀비씨 - 식용)을 뿌린 빵. 안에 버터가 발려있다. 7-11에서 이것저것 사느라고 얼마인지 모르겠다. 아마 1,500원정도 하겠지. 앞에 앉은 한국아재는 신라면을 드시네. ^^ 이날 배에 동양인이 두명있었는데 경상도 아재하고 나하고 둘이었다. 성격도 좋으시고 나하고 코드가 잘맞아서 재미있게 지냈다. 아재는 낮12시까지 맥주 6병드심 ㅋ

 

 

 

 

 

낚시다녀오면 뒤치닥거리도 일이다. 낚시바지하고 낚시부츠를 물걸래로 싹 닦고

 

 

(하얀거 빤쓰아니예여)

있던 자리로 ㄱㄱ. 이런 아이템들은 자주 안쓰기 때문에 원래 상자에 넣어서 보관하면 좋다.

 

 

 

 

상어요리는 영 아이디어가 안나와서 집사람한테 맡겼다.

 

 

가라아게. ^^

야들야들 보들보들 꼬소하니 좋네.

 

 

 

 

 

식초에 푹 담궈서 양념간장을 찍어먹었다.

 

 

상어는 홍어의 친척이고 홍어처럼 암모니아가 발생한다. 잡으면 바로 내장, 껍질등등을 분리하고 살만 발라내야한다.

말려면 가오리처럼 쿰쿰해지면 쩌먹어도 좋을텐데... 하고 잠깐 생각도 했지마 일이란건 안벌리는게 최고다. 먹어서 처분해야지. ^^

다음날엔 포도쥬스하고 진져엘을 섞은 하이볼로 반주를 했다.

 

 

대구잡으러 갔지만 꽝치고 덕분에 계획에도 없던 상어를 맛나게 잘먹었다.

인생은 포지티브 ^^;;